박소정 (2025). 모성의 플랫폼화: 육아 브이로그를 통한 엄마-되기. <미디어, 젠더 & 문화>, 40권 4호, 103-153.
Park, S. (2025). Platformization of motherhood: Becoming-mother through parenting vlogs. Media, Gender & Society, 40(4), 103-153. [in Korean]. DOI: 10.38196/mgc.2025.12.40.4.103
After giving birth in 2022, what greatly comforted me during the unfamiliar and challenging period of childycare was watching parenting vlogs created by other mothers. My continued observation of these vlogs gradually took the form of digital ethnography, which then led me to conduct an engaging study where I met and interviewed the very vloggers whose parenting content I had been watching.
In a context where such practices are not free from criticism under the notion of “sharenting” and where the risks of digital platform capitalism are ever-present, I wanted to further illuminate the implications of the ways these vloggers engage in digital parenting.
You can find a full article here.
**********
p.
‘엄마’라는 정체성은 주어진 본질이 아니라 사회적 규범 하에서 엄마로서의 행동과 감정을 연습하고 조율하며 수행되는 것이다. 육아 브이로그는 그러한 엄마로서의 수행이 가시화되는 무대다. 육아 브이로거들은 카메라 앞에 자신을 위치시킴으로써, 그동안 사적 영역에 머물러서 보이지 않던 그림자 노동의 현장을 가시화하고 기록한다. 이때 카메라는 관찰 장치임과 동시에 ‘좋은 엄마’로서의 몸짓과 감정을 조율하게 만드는 매개체로 기능하는 양상이 발견된다. 동시에 브이로거로서도 콘텐츠 안에서 특정한 감정 또는 ‘텐션’을 연기하도록 요구받는다는 점에서(김소형, 2025) 육아 브이로거는 이중의 수행 및 감정노동 상황에 놓인다.
이는 육아의 시간에 플랫폼화된 시간성이 개입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아이와의 특정한 순간이 콘텐츠로 변환될 수 있는 잠재적 데이터, 혹은 ‘바이럴’의 가능성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육아의 시간에 플랫폼의 시간성이 중첩되면서 일종의 헤테로크로니아(heterochronia)(Foucault, 1994/2014)가 형성된다. 이는 곧 돌봄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비롯되는 지점이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은 역설적으로 모성을 경제적 논리가 개입할 수 없는 성스러운 영역으로 고정하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육아 브이로거들의 실천은 돌봄의 간을 플랫폼 맥락 속에 재배치함으로써, 자본주의 체계 바깥에 놓인 돌봄의 가치를 재의미화하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또한, 완전한 몰입과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집중적 모성의 규범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돌봄의 주체로서 자신을 소진하지 않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엄마-되기에서 드러나는 모성의 배치(assemblage)를 ‘모성의 플랫폼화’로 개념화하고자 한다. 이는 모성이 디지털 플랫폼의 논리와 결합하여 수행되는 양상을 의미한다.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수익 구조, 시청자의 기대 속에서 어떤 장면이 더 가치 있는지, 어떤 이야기가 반응을 얻는지에 대한 고려가 모성의 수행 과정에 끊임없이 침투한다. 그러나 이 개입은 모성의 왜곡이나 상업화로만 환원되지 않는다. 오히려 플랫폼의 논리를 내면화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브이로거들은 사회가 기대하는 모성 규범을 수행하기도 하고, 그 규범을 재맥락화하거나 균열을 내는 등 협상적 주체성을 형성하며 엄마-되기를 한다. 따라서 모성의 플랫폼화는 모성 규범과 플랫폼 논리가 단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두 항이 서로를 매개하며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운동을 만들어내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