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loratory study on Zepeto drama: Using the database consumption theory

박소정 (2024). 제페토 드라마에 대한 탐색적 연구: 데이터베이스 소비론을 통하여. <디지털콘텐츠학회논문지>, 25권 1호, 267-278.
Park, S. (2024). Exploratory study on Zepeto drama: Using the database consumption theory. Journal of Digital Contents Society, 25(1), 267-278. [in Korean] DOI: 10.9728/dcs.2024.25.1.267

This study conducted text analysis of Zepeto dramas, participatory observation in the Zepeto drama production crew, and in-depth interviews with creators to explore the distinct features of Zepeto drama and the experiences of its users. The results were analyzed using Hiroki Azuma’s database consumption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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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0
제페토 드라마의 특성을 데이터베이스 소비론으로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제페토 드라마가 인터넷 소설의 계보에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즈마는 데이터베이스 소비가 웹의 논리와 닮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보이지 않는 잠재적 데이터가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시각화되고 이것이 특정한 위계 없이 하이퍼텍스트적으로 병렬된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맥락에서 아즈마가 제시한 ‘과시성(過視性)’이라는 개념은 제페토 드라마에서 유의미하게 적용될 수 있다. 과시성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드는 표층의 논리가 ‘과도하게 가시적’이라는 의미에서 조어된 개념이다. 모에 요소들이 무한대의 조합이 가능한 데이터의 형태로 존재하는 온라인 공간은 과시성이 강화되는 공간이다. 제페토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플랫폼이 유도하는 재조합의 논리를 바탕으로, 서사를 통해 잠재적으로 욕망되는 속성들을 모에화하여 보이는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터의 욕망이 ‘과시화’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p.272
제페토 드라마 제작의 중추는 서사 구축보다는 캐릭터의 구현이다. 캐릭터의 대두는 서사의 중요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야기가 아닌 데이터베이스가 소비되는 과정은 데이터베이스의 모에 요소들을 조합하여 나타난 캐릭터에 대한 열광적 소비를 동반한다. 이러한 논의는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데이터베이스형 캐릭터’나 TV 시트콤 속 캐릭터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양상에 대한 논의에서도 다루어진 바 있다. 더욱이 제페토 드라마의 경우에는 아바타 기반 플랫폼에서 파생된 콘텐츠인만큼, 이야기 소비보다 캐릭터 소비가 핵심이다. 제페토가 제공하는 가상의 장치들과 아이템은 다양한 요소의 조합을 통해 섬세한 단위의 커스터마이징을 가능케 한다. 스토리텔링 콘텐츠로서 ‘스토리’보다는 ‘텔링’을 하는 방식, 특히 다감각적 담화양식에 의존한 텔링의 방법이 강화되는 양상이다. 이로써 제페토는 서사라는 심층이 약화되고, 모방과 복제로 이루어진 이야기와 캐릭터의 시뮬라크르가 전면화된 양상을 띤다.

p.276
현실 세계에서의 젠더, 제페토에서의 젠더, 제페토 드라마에서의 젠더를 불일치시키며 다중인격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으로 이루어진다. 데이터베이스 소비란 모에 요소를 조합하는 과정, 그리고 그 조합으로 만들어진 허구적 결과물 자체를 즐기는 것이고, 원본이나 심층에 대한 추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용자들에게 실제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으며, 원본과 복제가 구별 불가능한 초평면의 세계에서 정체성에 대한 전통적 가치와 일관된 거대서사는 지속적으로 미끄러져 해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