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2020년 10월). <피부색을 탈식민화하기>. 한국문화연구학회 월례발표회. 서울: 신촌 소셜팩토리.
Park, S. (2020, October 23). Decolonizing skin color. Presented at the Korean Association of Cultural Studies Monthly Symposium, Seoul.
It was an honor to give a 90-minute-long talk based on my doctoral dissertation at the monthly symposium of the Korean Association of Cultural Studies. This symposium series is for young Korean cultural studies scholars to present their doctoral dissertations or work in progress.
Abstract
미백(美白)은 한국 미디어와 일상에서 두루 발견 되는 문화다. 미백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음에도, 또는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나 학술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될 기회가 없었다. 미백은 한국 영토 내에서는 ‘다들 하는 것’으로 자연화되거나, 여성들의 얄팍한 관심사로 축소되거나, 산업적 측면에서만 주목이 이루어져 왔고, 서구의 백인중심주의적 시선 속에서는 자기 진정성을 배신하는 유색인의 병리적 미 의식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미백에 대해서 많은 질문이 가능하다. 미백의 피부란 무엇인가? 미백을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아시아인 또는 한국인으로서 미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여성 또는 남성으로서 미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미백은 어떤 포섭과 배제를 만들어 내는가? 이런 질문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미백을 낯설게 만들고, 그리하여 낯설어진 미백을 통해 그것을 둘러싼 욕망과 권력, 신체와 정체성의 문제, 미시정치 등을 사유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연구의 공백으로 남아 있는 미백을 문제화하고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 과정에서 탈식민화된 담론을 생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미백을 여러 물질적‧담론적 요소들의 연결로 만들어지는 하나의 배치로 파악하고, 보다 세부적으로 이미지/신체기술/아시아횡단의 차원에서 미백 배치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미백 배치에서 욕망과 정동으로 연결된 미백의 신체들은 여성성과 남성성, 백인과 아시아인 사이의 경계를 와해시키는 탈영토화의 힘을 생산한다. 미백은 한국 스타의 얼굴이 지닌 고유의 시각적 효과를 통해, 개인의 신체적 경험을 통해, 동아시아 문화횡단적 감수성을 통해 기존의 구조적 권력이 표상화하는 방식 바깥에 있는 의미를 생산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백이 ‘K’라는 기표를 단 한국 미디어-뷰티산업 복합체의 지층에서 초국적 상품으로 유통되면서는 제국적 잠재 권력을 드러내며 재영토화의 힘을 생산하기도 한다. 이처럼 포스트식민주의 시대의 미백 배치는 양가적인 힘을 생산하는 가운데, 본 연구는 피부색에 의거한 위계와 배제를 경계하는 피부색의 탈식민화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