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tic relationship in the neoliberal Korean society: representation of romantic relationship in Korean romantic comedy movies since 2008

박소정 (2016). 신자유주의 한국사회에서 연애하기: 2008년 이후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재현을 통해 본 연애. <미디어, 젠더 & 문화>, 31권 3호, 173-217.
Park, S. (2016). Romantic relationship in the neoliberal Korean society: representation of romantic relationship in Korean romantic comedy movies since 2008. Media, Gender & Culture, 31(3), 173-217. [in Korean]. UCI(KEPA): I410-ECN-0101-2017-337-001399567

This article is based on my Master’s thesis, which has also been published as a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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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74
오늘날 한국 사회의 연애 담론은 두 가지 풍경으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청년 세대 위기론과 맞물려 나타난 연애불가능의 담론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발발로 신자유주의의 모순이 가시화되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조명되었고, 한국에서는 청년세대의 위기와 함께 친밀성 영역에서의 문제점들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20대의 섹스와 결혼에 대해 사회적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서두를 떼는 <88만원 세대>(우석훈⋅박권일, 2007)의 서술이나 ‘N포 세대’라는 용어가 표상하는 바처럼, 청년세대의 연애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로 확장되었다. 두 번째는 어느 때보다도 노골적인 연애 욕구가 발견되는 양상이다. TV 로맨스 드라마들은 프라임타임에 방영되고, 연애 코칭 예능 프로그램은 많은 화제를 낳으며, 지방자치단체는 미혼남녀의 미팅을 주선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ASKY(안생겨요)’와 같은 자조적 유머는 연애하지 않는 상태를 비정상적으로 취급하거나 조롱하기까지 한다.

p. 197
이를 ‘연애의 스펙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연애가 스펙이 되는 것은 연애불가능 담론과 연애정상화 담론의 가교 역할을 한다. 우선 연애의 스펙화는 연애가 까다로운 과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플랜맨>(2014)의 코미디는 연애가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 되고 있는 것을 극단적 설정을 통해 보여주는 데서 발생한다. 정석은 심한 결벽증을 앓고 있는 인물로, 초 단위로 하루를 계획하며 극단적인 리스크 관리에 매달린다. 이러한 정석에게 연애란 타인의 침입으로 자기 일대기를 대거 수정 및 조율해야 하는 거대한 리스크이다. 그래서 자신과 정반대되는 성격을 지닌 소정(한지민 역)과의 연애는 주로 큰 혼란감의 정서로 전개된다. 그러나 한편, 또는 그렇기 때문에 연애는 욕망의 대상이 된다.

p. 210
이렇게 생계 부양자로서의 권위를 잃은 남성은 친밀성의 영역에서 여성과 동등한 위치로 불려오게 되고, 여성과 ‘연애성장서사’를 공유하게 된다. 남성은 더 이상 여성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협의하고 때로는 여성에게 선택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 자신의 연애관계를 성찰할 위치에 놓이게 된다. 자기서사화의 관습과 연약한 남성 캐릭터가 조응하여 표상하는 ‘성찰하는 남성’의 이미지는 오늘날 연애하기에서의 새로운 젠더 역학과 감수성을 암시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