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ae’, a poisonous interpellation: how ‘Ajae’ constructs the hegemonic masculinity

박소정 (2017). ‘아재’라는 호명의 독: 대중문화 속 ‘아재’ 코드가 헤게모니적 남성성을 구축하는 방식. <미디어, 젠더 & 문화>, 32권 3호, 87-121.
Ajae’, a poisonous interpellation: how ‘Ajae’ constructs the hegemonic masculinity. Media, Gender & Culture, 32(3), 87-121. [in Korean]. DOI: 10.38196/mgc.2017.09.32.3.87

This study examines how ‘Ajae’ code of popular culture constructs or restores hegemonic masculinity and thus consolidates the homosociality of Korean men.

Ajae is not just a middle aged ‘man’, but a ‘masculinity’ which should be explored at the intersection of gender discourse and generation discourse. Inspired by Joan Riviere’s Womanliness as a Masquerade, I tried to explicate why some young male Koreans identify themselves as A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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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03
어떤 이유에서건 과거에 비해 주체적이고 저항적인 청년문화가 많이 위축된 그 공백을 아재가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재란 곧 ‘과거의 청년’이다. 문화적으로는 70∼90년대의 저항적인 청년문화를 향유했고, 정치적으로는 87년 체제의 도래를 목도했으며, 현대 사회의 역동적 성장 시기를 체험한 세대이다. 현 시점에는 청년층보다 사회경제적인 권력을 갖고 있고, 노년층과 비교해서는 사회에 적극 참여할 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다. 따라서 아재는 갑작스럽게 부상한 세대가 아니라 ‘코호트’의 문제로 인식될 세대이다(윤태진, 2016). 즉, 과거부터 현재까지 현대사에서 지속적으로 중심적 역할을 해온 세대로, 한국 현대사는 이들의 시점으로 서술된다. 아재는 과거의 청년만도 아닌 것이다.

p. 106
아재는 단순히 인구통계학적으로 분류되는 남성(man) 집단이 아니라, 특정한 형태의 남성성(masculinity)을 지칭한다. 더 나아가 앞서 살펴본 아재 호명의 전유 과정을 통해 아재가 자유롭게 취득되는 정체성이라는 것을 보았다. 아재는 오래된 중년 남성성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신조어로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온라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유동적 정체성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은 완연하고 일관된 정체성을 지닌 개인(individual)이기보다 상황과 맥락에 따른 다양한 모듈성(modularity)과 코드로서 존재하게 되는 다중인(dividual)으로서의 정체성이 두드러진다(Deleuze, 1992).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있는 여러 가지 정체성 중 일부분과 아재라는 정체성 중 일부분이 일치할 때 스스로를 아재로 규정한다. 군에서 제대한 20대 초반 남성임에도 사회에서의 부재 기간을 크게 느낄 때 스스로를 아재라고 칭하기도 하고, 젊은 여성이 해장국 등의 음식 취향이나 다리를 벌리고 앉는 자세 등에 대해 스스로를 아재스럽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즉, 아재는 고정된 나이와 성별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특징에 기반하여 부여되는 정체성이며, 이를 넘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유동적 정체성이자 가면이다.

p. 112
아재는 몰염과 무치가 용서되는 주체다. 아재는 오늘날의 시대가 요구하는 도덕과 규범을 따라잡지 못한 세대라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존재한다. 그래서 정치적인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아재는 그로부터 열외 대상이 된다.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재의 정체성의 핵심이고 그들이 독특한 문화 코드로 소비될 수 있게 만드는 지점이기 때문에 아재가 다소 구시대적인 부도덕성과 비윤리성을 보여주더라도 그것은 그들만의 고유성으로 이해되고 용서된다.